자동차SUV 주차 편하게 하려면 이렇게 잡으면 덜 긁힙니다

얼마 전 지하주차장에서 중형 SUV 한 대가 기둥 옆 자리에 들어가다가 뒷문 몰딩을 살짝 긁는 걸 봤습니다. 남 일 같지가 않더라고요. 저도 운전 14년 동안 세단 타다가 SUV로 넘어왔을 때, 차 폭이 손바닥 한 뼘쯤 넓어진 느낌 때문에 괜히 어깨에 힘이 들어갔습니다.
자동차SUV는 시야가 높아서 운전이 편한 장점이 분명 있습니다. 그런데 주차장에서는 이야기가 조금 달라집니다. 차체가 높고, 문짝이 크고, 앞뒤 감각이 세단보다 둔하게 느껴져서 작은 실수가 바로 긁힘이나 문콕으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특히 오래된 아파트 주차장처럼 칸 폭이 좁은 곳에서는 차가 문제가 아니라 공간이 문제인 경우가 많습니다.
SUV는 들어가기 전 자리부터 골라야 편합니다
주차 잘하는 사람을 보면 핸들 기술만 좋은 게 아닙니다. 애초에 덜 어려운 자리를 고릅니다. 저도 예전에는 빈자리 보이면 바로 밀고 들어갔는데, SUV를 몰고 나서는 5초 정도 더 봅니다. 기둥 위치, 옆 차 크기, 바닥 경사, 벽과의 간격을 먼저 확인합니다.
가능하면 한쪽이 벽보다 기둥인 자리가 낫습니다. 벽은 문 열 공간을 통째로 막지만, 기둥은 위치에 따라 문을 살짝 피해 열 수 있습니다. 다만 기둥이 뒷문 중간에 걸리는 자리는 피하는 편이 좋습니다. 아이 태우거나 짐 꺼낼 때 문이 덜 열려서 결국 몸을 비틀게 됩니다.
- 옆 차가 대형 SUV나 승합차면 문콕 가능성을 더 봅니다.
- 주차선이 흐리거나 삐뚤어진 칸은 내 차도 삐뚤어지기 쉽습니다.
- 출입구 바로 옆 자리는 편해 보여도 보행자와 카트가 자주 지나갑니다.
- 경차 전용, 전기차 충전 구역, 장애인 주차구역은 헷갈려도 절대 대충 세우면 안 됩니다.
솔직히 주차장에서 30초 아끼려다가 과태료나 수리비로 며칠 기분 망치는 일이 생깁니다. 저는 급할수록 조금 멀리 대는 쪽을 택합니다. 걷는 시간이 1분 늘어도 마음이 편합니다.
후진 주차는 ‘한 번에’보다 ‘각도’가 먼저입니다
SUV 주차할 때 제일 많이 하는 실수가 한 번에 넣으려는 욕심입니다. 차가 큰데도 세단 몰 때처럼 꺾으면 뒷바퀴가 주차선 안쪽으로 너무 빨리 들어가거나, 반대로 앞 범퍼가 옆 차 쪽으로 확 밀립니다.
제가 쓰는 방법은 단순합니다. 주차할 칸을 지나칠 때 내 어깨가 주차선 가운데쯤 왔다 싶으면 차를 살짝 바깥으로 빼고, 뒷범퍼가 목표 칸 앞선과 비슷해질 때 후진을 시작합니다. 이때 핸들은 급하게 끝까지 감기보다 차 뒤가 들어가는 속도를 보면서 반 박자 늦게 꺾는 느낌이 좋습니다.
거울은 세 개를 번갈아 봐야 합니다
후방카메라만 믿으면 편하긴 한데, SUV는 차체가 높아서 옆 차와의 간격이 화면에서 실제보다 넉넉해 보일 때가 있습니다. 저는 후방카메라 40%, 양쪽 사이드미러 50%, 직접 고개 돌려 보는 확인 10% 정도로 씁니다. 특히 오른쪽 뒤 휀더 쪽은 생각보다 잘 안 보입니다.
바닥 주차선이 사이드미러 아래쪽에서 차체와 평행하게 보이면 거의 반은 성공입니다. 너무 왼쪽으로 붙었다 싶으면 바로 멈추고 앞으로 한 번 빼면 됩니다. 괜히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다가 타이어가 스토퍼에 탁 닿고 차가 튀는 순간 식은땀이 납니다.
문콕을 줄이려면 내 차보다 옆 차를 봐야 합니다
자동차SUV는 문이 큽니다. 문이 큰 만큼 내가 남의 차를 칠 수도 있고, 남이 내 차를 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주차 후 가운데만 맞추는 것보다 운전석 문이 얼마나 열리는지까지 봐야 합니다.
운전석 쪽에 기둥이 있다면 저는 일부러 조수석 쪽으로 아주 살짝 붙입니다. 반대로 조수석 쪽에 벽이 있으면 운전석 공간을 넉넉히 둡니다. 물론 주차선을 넘으면 안 됩니다. 선 안에서 5cm, 10cm 조정하는 차이인데도 내릴 때 체감은 꽤 큽니다.
- 옆 차에 카시트가 보이면 뒷문이 크게 열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 옆 차가 너무 삐뚤게 서 있으면 빈칸이어도 피하는 게 속 편합니다.
- 차량 사이에 기둥이 있으면 문콕 위험은 줄지만, 내 차 휀더를 긁을 수 있습니다.
- 마트에서는 카트 보관대 바로 옆보다 조금 먼 자리가 낫습니다.
그리고 SUV는 트렁크를 여는 공간도 봐야 합니다. 벽에 바짝 붙여 놓으면 전동 트렁크가 열리다가 벽이나 배관에 닿을 수 있습니다. 저는 벽 뒤쪽에 댈 때 손가락 두세 마디가 아니라 최소 30cm 정도 여유를 두려고 합니다. 짐이 많은 날에는 그 차이가 꽤 큽니다.
높이 제한과 경사로는 생각보다 자주 걸립니다
SUV 타면서 은근히 신경 쓰이는 게 높이 제한입니다. 순정 상태의 도심형 SUV는 웬만한 지하주차장에 들어가지만, 루프박스나 자전거 캐리어를 올리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높이 제한 표지가 2.1m라고 적혀 있어도 배관, 안내판, 천장 구조물이 낮게 내려온 구간이 있을 수 있습니다.
저는 여행 다녀온 뒤 루프박스를 그대로 단 채로 마트 지하주차장에 들어가려다가 입구 앞에서 멈춘 적이 있습니다. 뒤에서 차가 줄줄이 기다리는데 후진하려니 민망하더라고요. 그 뒤로는 장착물 올린 날에는 아예 지상 주차장을 먼저 찾습니다.
경사로에서도 조심할 게 있습니다. SUV는 차고가 높아서 괜찮을 것 같지만, 앞 범퍼 아래 립이나 머플러 쪽이 의외로 닿는 차도 있습니다. 특히 오래된 건물의 급경사 출입구에서는 정면으로 내려가기보다 살짝 대각선으로 진입하면 하부 긁힘을 줄일 수 있습니다. 단, 통로가 좁거나 맞은편 차가 있으면 무리하지 않는 게 낫습니다.
과태료 피하려면 ‘잠깐’이라는 말부터 의심해야 합니다
주차 과태료는 대단한 실수보다 ‘진짜 잠깐인데’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편의점 앞, 학원가, 병원 앞, 아파트 출입구 근처가 특히 그렇습니다. SUV는 차가 커서 잠깐 세워도 시야를 많이 가립니다. 그래서 민원 신고 대상이 되기도 쉽습니다.
제가 제일 조심하는 곳은 횡단보도 근처, 소화전 주변, 버스정류장 주변, 교차로 모퉁이입니다. 이런 곳은 차 안에 사람이 있어도 문제될 수 있고, 단속 차량이나 주민 신고로 처리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과태료 액수도 아깝지만, 나 때문에 보행자 시야가 가려지는 건 더 찜찜합니다.
- 차를 세우기 전 바닥 표시와 표지판을 같이 봅니다.
- 노란 선이 있으면 ‘잠깐 가능’이 아니라 ‘일단 의심’으로 봅니다.
- 아파트 단지 안에서도 소방차 진입로 표시는 비워둡니다.
- 주정차 단속 알림 서비스는 지역마다 운영 여부가 달라 따로 확인합니다.
사실 운전 오래 했다고 실수가 없어지는 건 아닙니다. 대신 실수하기 쉬운 상황을 먼저 알아보게 됩니다. 자동차SUV는 넓고 편하고 가족 태우기 좋은 차지만, 주차장에서는 덩치값을 합니다. 조금 멀리 대고, 한 번 더 빼서 맞추고, 표지판 한 번 더 보는 습관이 결국 돈도 아끼고 마음도 덜 상하게 만듭니다. 저는 이제 주차 잘하는 사람을 빠르게 넣는 사람이 아니라, 나중에 후회할 일을 안 만드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