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리스 계약 전에 비용 따져보는 방법

얼마 전 주차장에서 만난 지인이 중고차리스 견적을 보여줬는데, 월 39만 원이라는 숫자만 기억하고 있더군요. 저도 운전 초반엔 차값보다 매달 빠져나가는 돈이 작아 보이면 괜찮은 계약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선수금, 보험료, 계약이 끝난 뒤 낼 돈까지 적어보니 얘기가 달라졌습니다. 중고차리스는 월 납입액보다 계약 기간 내내 얼마를 쓰는지 봐야 감이 옵니다.
월 리스료 옆에 빠진 돈부터 적어두기
견적을 받으면 저는 종이에 네 칸을 만듭니다. 처음 내는 돈, 매달 내는 돈, 운행 중 따로 내는 돈, 계약이 끝날 때 내는 돈입니다. 처음 내는 돈이 보증금인지 선수금인지부터 물어봅니다. 보증금은 계약 종료 시 정산해 돌려받는 조건일 수 있지만, 선수금은 월 납입액을 낮추기 위해 미리 내는 돈이라 같은 돈으로 계산하면 곤란합니다. 반환 조건과 공제 항목은 계약서에서 확인해야 합니다.
가령 선수금 300만 원에 월 39만 원을 36개월 내고, 끝에 700만 원을 내야 차를 가져올 수 있다면 인수까지 드는 금액은 2,404만 원입니다. 월 45만 원에 선수금이 없고 인수금이 700만 원인 다른 견적은 2,320만 원이고요. 숫자를 보여주려고 만든 예시지만, 월 6만 원 차이만 보고 고르면 비용 순서가 뒤집힐 수 있다는 뜻입니다. 두 견적의 차 상태와 포함 항목도 같아야 제대로 비교할 수 있습니다.
- 보증금과 선수금은 각각 얼마이고, 보증금에서 공제될 수 있는 항목은 무엇인지
- 보험료, 자동차세, 정비비가 월 리스료에 포함되는지
- 계약 종료 때 반납과 인수 중 무엇을 선택할 수 있고 인수금은 얼마인지
- 중간에 계약을 끝내거나 다른 사람에게 넘길 때 낼 돈은 어떻게 계산하는지
차가 중고라는 사실은 계약서 밖에서도 확인하기
리스라고 해서 차 상태 확인을 업체에 다 맡기면 마음이 편하지 않습니다. 운전 14년 하면서 느낀 건, 인수한 날부터 들리는 잡소리는 유난히 크게 들린다는 겁니다. 계약 전에 차량번호와 차대번호가 서류와 실제 차량에서 같은지 보고, 성능·상태점검기록부와 정비 내역을 받아두는 편이 좋습니다. 자동차365도 중고차 구매 안내에서 점검기록부와 보험처리 이력 확인을 권합니다.
카히스토리에서 보험사고와 침수 이력을 확인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보험으로 처리하지 않은 사고는 조회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조회 화면에 사고가 없다고 해서 차에 손댄 곳도 없다는 뜻은 아니죠. 저는 문짝과 범퍼의 색 차이, 타이어 네 짝의 마모, 실내 누수 흔적을 보고 시운전 때는 저속 회전과 제동도 해봅니다. 마음에 걸리는 소리가 있으면 계약 전에 점검을 요청하고, 답변은 문자나 서류로 남겨두는 게 편했습니다.
반납할 생각이면 주행거리와 흠집 기준 보기
중고차리스 견적에는 계약 기간 동안 허용되는 주행거리와 반납 때 적용할 기준이 붙을 수 있습니다. 출퇴근 거리가 하루 왕복 50km라면 한 달 20일만 타도 약 1,000km입니다. 여기에 주말 운행을 더하면 연간 주행거리가 예상보다 빨리 늘죠. 지난 1년간 실제로 탄 거리를 먼저 확인하고 견적의 약정거리와 비교하는 게 낫습니다.
반납 비용도 미리 물어봐야 합니다. 범퍼 긁힘이나 휠 상처가 어느 정도일 때 비용을 청구하는지, 사고 수리 후에도 감가 비용이 생기는지 업체 기준을 받아두세요. 주차장에서 기둥에 휠을 살짝 문지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항목이 특히 현실적으로 다가올 겁니다. 차를 받을 때도 외관과 실내를 사진으로 남기고, 이미 있던 흠집은 인수 확인서에 적어두는 편이 좋습니다. 나중에 기억만으로 따지려면 서로 피곤해집니다.
리스 승계라면 남은 계약을 통째로 계산하기
중고차리스 매물을 보다 보면 새 계약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쓰던 리스 계약을 넘겨받는 승계 차량도 보입니다. 이때 ‘지원금 드립니다’라는 문구가 눈에 먼저 들어오는데, 저는 남은 개월 수와 월 납입액부터 곱합니다. 거기에 승계 수수료, 보증금 처리, 남은 약정거리, 보험 조건, 만기 인수금을 더해봐야 실제 부담이 보입니다. 이전 이용자가 이미 많이 달렸다면 남은 기간에 쓸 수 있는 거리가 생각보다 적을 수도 있습니다.
가장 난감한 경우는 판매 글의 설명과 리스사의 계약 조건이 서로 다를 때입니다. 승계가 가능한지, 수수료는 누가 내는지, 보증금은 누구에게 어떻게 돌려주는지 리스사에 직접 확인한 뒤 진행하는 게 안전합니다. 개인끼리 주고받는 지원금이 있다면 지급 시점과 조건도 글로 남겨야 하고요.
중고차리스가 편한 선택인지는 사람마다 다릅니다. 저는 견적서를 받으면 월 납입액에 동그라미 치기 전에 총비용과 차 상태, 끝날 때의 선택지를 한 장에 적어봅니다. 그 한 장을 채우고도 부담이 괜찮다면, 주차장에 세워둔 차를 볼 때 마음도 한결 편하더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