썬팅 농도 고를 때 앞유리부터 확인하는 방법

얼마 전 지하주차장에서 차를 빼는데, 옆 차가 운전석 창문을 끝까지 내리고 후진하더군요. 처음엔 주차선이 안 보여서 그런가 했는데, 제 차도 예전에 썬팅을 진하게 했을 때 똑같았습니다. 낮에는 괜찮아 보이던 창이 어두운 주차장에선 벽처럼 느껴졌거든요. 썬팅 농도는 차 밖에서 보는 모습보다 운전석에서 실제로 보이는 모습이 훨씬 중요합니다.
숫자가 낮을수록 진한 썬팅입니다
썬팅 필름에 적힌 70%, 40%, 15% 같은 숫자는 보통 가시광선 투과율을 뜻합니다. 눈에 보이는 빛이 얼마나 통과하는지 나타내는 수치죠. 70%는 비교적 밝고, 15%는 상당히 어둡습니다. 처음 고를 땐 ‘농도가 높으면 더 진한가?’ 하고 헷갈리기 쉬운데, 필름에 표시된 투과율은 숫자가 낮을수록 진하다고 기억하면 편합니다.
문제는 필름 숫자만으로 시공 후 창 전체의 밝기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겁니다. 차 유리 자체에도 색이 들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유리 투과율이 80%, 필름 투과율이 80%라면 단순 계산으로는 둘을 통과한 빛이 약 64%입니다. 실제 수치는 유리와 필름 상태에 따라 달라지니, 법적 기준이 걸린 앞유리는 필름 표기만 보고 결정하면 곤란합니다.
앞유리와 운전석 옆유리는 기준부터 봅니다
도로교통법 시행령에 따른 가시광선 투과율 기준은 앞면 창유리 70% 이상, 운전석 좌우 옆면 창유리 40% 이상입니다. 여기서 봐야 할 것은 시공한 뒤의 창유리 투과율입니다. 매장에서 ‘전면 70짜리 필름이에요’라는 설명만 듣고 끝내지 말고, 내 차 유리에 붙인 뒤 기준을 충족하는지 물어보는 게 좋습니다. 가능하다면 투과율 측정기로 확인하는 편이 더 분명합니다.
저도 한때 앞유리를 조금만 더 어둡게 하면 햇빛이 덜 눈부실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전면은 주차장 입구에서 보행자를 보고, 비 오는 밤에는 차선과 연석을 구분해야 하는 자리입니다. 앞유리는 기준 수치에 딱 맞추겠다는 생각보다 측정 오차와 기존 유리의 투과율까지 고려해 여유 있게 고르는 쪽이 마음 편합니다. 운전석 옆유리도 마찬가지예요. 차로 변경할 때 사이드미러와 창밖을 함께 보게 되니까요.
낮보다 밤 주차장에서 차이가 납니다
필름 견본은 밝은 매장 안에서 보면 대부분 그럴듯합니다. 하지만 밤에 지하주차장 경사로를 내려가거나, 비 오는 날 골목에서 후진하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어두운 필름을 붙였을 때 저는 옆 창문을 내려 주차선과 낮은 턱을 확인하는 일이 늘었습니다. 창을 내리면 해결되긴 해도 비가 들이치거나 차 옆에 사람이 있을 땐 꽤 번거롭습니다.
특히 후방 카메라 화면만 보고 뒤로 가는 습관이 있다면 옆유리 시야를 더 챙길 만합니다. 카메라에는 뒤쪽이 보여도 차 옆으로 다가오는 사람이나 기둥과의 간격은 운전자가 직접 확인해야 하거든요. 가족 중 야간 운전이 많은 사람, 안경을 쓰는 사람, 좁은 주차장을 자주 이용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이 직접 운전석에 앉아 시야를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같은 필름도 사람마다 편하게 느끼는 밝기가 다릅니다.
열 차단은 농도와 따로 확인합니다
‘진할수록 시원하겠지’ 싶지만, 어두운 정도만으로 열 차단 성능을 고를 수는 없습니다. 상담할 때는 가시광선 투과율과 함께 열 차단 관련 성능 자료를 따로 보여 달라고 하세요. 제품마다 표시 방식이 다를 수 있으니 같은 항목끼리 비교해야 합니다. 농도만 비슷한 필름 두 장을 놓고 가격표만 보는 것보다 납득하기 쉽습니다.
시공 전에는 앞유리, 운전석 옆유리, 뒷좌석 옆유리, 뒷유리에 각각 어떤 필름을 붙일지 견적서에 적어 두면 좋습니다. ‘전면 70, 측면 40’처럼 짧게 적힌 말이 필름 제품의 수치인지 시공 후 창 전체의 수치인지도 확인하고요. 이미 썬팅한 중고차라면 판매자가 기억하는 농도보다 현재 창의 측정값이 더 믿을 만합니다.
저는 이제 썬팅을 고를 때 햇빛이 쨍한 낮보다 비 오는 밤의 주차장을 먼저 떠올립니다. 그때 창밖이 편하게 보이면 평소 운전도 한결 덜 피곤했습니다. 차를 멋있게 보이게 하는 일보다, 마지막 주차 한 번을 편하게 끝내는 일이 제겐 더 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