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썬팅 농도 고를 때 먼저 확인하는 방법

얼마 전 지하주차장에서 차를 빼는데, 비가 묻은 운전석 창으로 옆 차가 영 흐릿하게 보이더라고요. 낮에는 멀쩡했던 창인데 밤에 조명까지 반사되니 고개를 바짝 앞으로 내밀게 됐습니다. 운전 14년 차에도 주차장 기둥 옆을 지날 때는 이런 순간이 제일 싫어요. 자동차 썬팅 농도는 차 밖에서 얼마나 멋있어 보이느냐보다, 내가 그 창으로 뭘 볼 수 있느냐가 먼저였습니다.
숫자가 낮을수록 어두워지는 이유
썬팅 상담을 받으면 15%, 35%, 70% 같은 숫자를 듣습니다. 이 숫자는 보통 가시광선 투과율을 뜻해요. 들어오는 빛을 얼마나 통과시키는지 나타낸 값이라서 15%는 70%보다 훨씬 어둡습니다. 처음엔 저도 ‘농도 15%면 옅은 쪽인가?’ 하고 반대로 알아들었습니다. 매장에서 말하는 제품명과 실제 투과율이 정확히 같은지도 제품 설명표로 확인하는 편이 좋고요.
여기서 함정이 하나 있습니다. 필름에 적힌 숫자만 보고 법 기준에 맞는다고 판단하면 안 됩니다. 이미 색이 들어간 자동차 유리에 필름을 붙이면 빛이 두 겹을 통과하니까요. 예를 들어 원래 유리의 투과율이 80%, 필름이 80%라면 단순 계산상 시공 후 약 64%가 됩니다. 실제 수치는 유리와 필름의 특성에 따라 달라지니, 계산은 후보를 거르는 용도로 쓰고 최종 수치는 시공된 창에서 측정해야 합니다.
앞유리와 1열 옆유리는 기준부터 다릅니다
도로교통법 시행령에 적힌 운행 기준은 앞면 창유리 가시광선 투과율 70% 이상, 운전석 좌우 옆면 창유리 40% 이상입니다. 운전석 쪽만 40%가 아니라 조수석 쪽 1열 창도 해당한다는 얘기죠. 일반 승용차의 뒷좌석 옆유리와 뒷유리에는 이 조항의 같은 수치 기준이 따로 적혀 있지 않습니다. 어린이 운송용 승합자동차는 별도 기준이 있으니 승용차 기준을 그대로 적용하면 곤란합니다.
제가 시공 전에 꼭 묻는 말은 ‘이 필름 몇 퍼센트예요?’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제 차 유리에 붙인 뒤 앞유리 70%, 1열 좌우 40%가 나오는지 측정할 수 있나요?’까지 물어요. 앞유리에 70% 필름을 붙였으니 70%가 나오겠지 생각하기 쉬운데, 원래 유리의 투과율이 100%가 아닌 이상 그렇게 되기 어렵습니다. 한국소비자원도 앞유리가 자외선 차단 유리라면 필름을 붙이지 않거나 투과율 80%를 넘는 제품을 검토하라고 안내한 적이 있습니다. 그 경우에도 내 차의 시공 후 측정값이 기준입니다.
밤 주차가 잦다면 낮에만 보고 고르지 마세요
저는 주차장에서 창을 내리고 주차권을 뽑는 일이 자주 있습니다. 밤에 다시 창을 올리면 기둥, 보행자, 낮은 연석이 갑자기 덜 보일 때가 있어요. 비 오는 날은 물방울과 실내 조명 반사까지 겹칩니다. 전시장 조명 아래에서 샘플 필름을 눈에 대보는 것만으로는 이런 상황을 알기 어렵더라고요.
시공 전이라면 같은 농도가 붙은 실제 차를 밤이나 지하주차장에서 보는 게 낫습니다. 이미 시공했다면 창을 닫은 상태로 사이드미러와 옆 보행자가 얼마나 또렷하게 보이는지 확인해 보세요. 주차할 때마다 옆 창을 내려야 안심된다면, 그 농도는 내 운전 환경에 너무 짙을 수 있습니다. 특히 시력이 예전 같지 않거나 야간 운전이 많다면 법 기준에 딱 맞추는 것보다 시야에 여유를 두는 쪽이 편했습니다.
더위를 막고 싶을 때는 다른 숫자도 봅니다
‘밝게 하면 차 안이 더울 텐데’ 하는 걱정도 이해합니다. 저도 여름에 차 문을 열자마자 뜨거운 공기가 훅 나오는 게 싫어서 썬팅을 다시 알아봤거든요. 그런데 가시광선 투과율은 밝기를 나타내는 숫자이지, 열 차단 성능 전체를 말해 주는 숫자는 아닙니다. 비슷하게 밝은 제품끼리 비교할 때는 총 태양에너지 차단율인 TSER도 함께 보는 편이 낫습니다. 한국소비자원의 선팅필름 시험에서도 비슷한 투과율의 제품은 TSER이 높을수록 실내 온도 상승을 억제하는 성능이 좋다고 안내했습니다.
견적을 받을 때는 앞유리와 1열 좌우에 쓸 제품의 투과율, TSER, 시공 후 측정 가능 여부를 적어 달라고 합니다. 이미 필름이 붙어 있다면 덧붙이는 비용만 묻지 말고 기존 필름 제거 비용도 같이 확인하고요. 차를 바꿀 때마다 느끼지만, 가장 짙은 필름이 가장 편한 필름은 아니었습니다. 햇빛이 강한 오후와 비 오는 밤, 둘 다 내 차에서 보내는 시간이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