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4 진짜 실패인가 판단하려면 이렇게 보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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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4 진짜 실패인가 판단하려면 이렇게 보면 됩니다

처음 봤을 때 저도 고개가 갸웃했습니다

얼마 전 주차장에서 EV4를 처음 제대로 봤는데, 솔직히 첫인상은 좀 낯설었습니다. 앞은 전기차답게 깔끔한데 뒤쪽 라인이 세단 같기도 하고 해치백 감성도 살짝 있고, 기존 K3나 아반떼 보던 눈으로 보면 어색하더라고요. 그래서 인터넷에서 EV4 진짜 실패인가 얘기가 나오는 것도 어느 정도 이해는 됩니다.

근데 차를 14년 몰면서 느낀 게 있습니다. 신차 평가는 사진만 보고 하면 꽤 자주 빗나갑니다. 특히 주차장, 충전소, 출퇴근길에서 직접 쓰는 차는 디자인보다 차폭, 회전 반경, 주행거리, 가격, 옵션 구성이 더 오래 갑니다. 예쁜 차도 매일 좁은 주차장에서 문콕 걱정하면 정이 떨어지고, 처음엔 밋밋해 보여도 운전하기 편하면 이상하게 오래 타게 됩니다.

EV4는 기아가 처음부터 대중형 전기 세단 쪽을 노리고 만든 차에 가깝습니다. 기아 공식 자료 기준으로 세단형 길이는 4,730mm, 폭은 1,860mm, 휠베이스는 2,820mm입니다. 배터리는 58.3kWh와 81.4kWh 구성이 있고, 롱레인지 기준 WLTP 최대 630km까지 제시됐습니다. 국내 가격도 세제혜택 후 기준으로 에어 스탠다드가 4천만 원 초반대에서 시작합니다. 그러니까 이 차를 실패냐 아니냐로 보려면 ‘멋있냐’보다 ‘이 돈 주고 매일 쓸 만하냐’를 봐야 합니다.

실패처럼 보이는 이유는 분명 있습니다

제일 큰 건 디자인 호불호입니다. EV4는 전형적인 세단 비율과 조금 다릅니다. 뒤쪽이 길게 빠진 쿠페형 세단도 아니고, 아주 무난한 패밀리 세단도 아닙니다. 사진으로 보면 뒤태가 더 튀어 보이고, 색상이나 휠에 따라 인상이 꽤 달라집니다. 이런 차는 처음 나왔을 때 말이 많이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두 번째는 가격 체감입니다. 전기차는 보조금 이야기를 빼면 가격이 꽤 세게 느껴집니다. 세제혜택 후 4천만 원대 초반이라 해도 옵션을 붙이면 금방 올라갑니다. 드라이브 와이즈, 모니터링, 선루프, 빌트인 캠, HUD 같은 걸 하나씩 넣다 보면 “이 가격이면 다른 차도 보겠는데?”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듭니다. 저도 차 살 때 견적서에 옵션 몇 줄 추가했다가 300만 원, 500만 원 올라가는 걸 보고 정신이 번쩍 든 적이 있습니다.

세 번째는 전기차 시장 분위기입니다. 예전처럼 전기차라면 무조건 새롭고 멋있다는 시기는 지났습니다. 충전 스트레스, 겨울 주행거리 감소, 중고차 잔가 걱정, 아파트 충전 자리 눈치까지 다 따집니다. 저도 충전 구역에 일반차가 서 있는 걸 몇 번 봤고, 반대로 전기차가 충전 끝나고도 오래 버티는 장면도 자주 봤습니다. 이런 생활 불편이 쌓이면 신차 평가도 더 박해집니다.

그래도 실패라고 단정하기 어려운 부분

EV4가 애매하게 보이는 지점이 있지만, 실제 사용 조건으로 보면 장점도 꽤 선명합니다. 일단 차폭 1,860mm는 요즘 차 기준으로 아주 작지는 않지만, 대형 SUV처럼 부담스러운 수준도 아닙니다. 주차장 한 칸이 좁은 오래된 아파트에서는 폭 1,900mm 넘어가는 차부터 문 열기가 신경 쓰이는데, EV4는 그 선을 간신히 넘지 않는 쪽입니다.

휠베이스 2,820mm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실내 공간 확보에는 유리한 수치입니다. 전기차는 바닥 배터리 때문에 구조상 실내를 잘 뽑으면 동급 내연기관차보다 체감 공간이 넉넉할 때가 많습니다. 뒷좌석에 사람 자주 태우거나 아이 카시트 쓰는 집이라면 이 부분은 디자인보다 훨씬 중요합니다.

주행거리도 무시하기 어렵습니다. 국내 기준으로 롱레인지 2WD는 1회 충전 주행거리 500km대 정보가 확인되고, 공식 글로벌 자료에서는 롱레인지 세단 WLTP 최대 630km가 제시됐습니다. 물론 WLTP와 국내 인증, 실제 겨울 주행거리는 다릅니다. 그래도 출퇴근 왕복 40km 정도인 사람이라면 매일 충전하지 않아도 되는 영역입니다. 이건 생활에서 꽤 큽니다.

  • 매일 왕복 30~50km 출퇴근이면 롱레인지 선택 시 충전 빈도가 확 줄어듭니다.
  • 주말 장거리 이동이 잦다면 충전소 위치와 급속 충전 속도를 같이 봐야 합니다.
  • 아파트 완속 충전기가 안정적으로 있다면 만족도가 크게 올라갑니다.
  • 회사나 마트 충전 인프라가 별로면 전기차 장점이 반쯤 줄어듭니다.

주차 생활 기준으로 보면 평가가 달라집니다

저는 차를 볼 때 이상하게 주차장부터 떠올립니다. 차가 아무리 좋아도 지하주차장에서 매번 긴장하면 피곤합니다. EV4는 낮은 세단형이라 SUV보다 시야가 낮을 수는 있지만, 차체가 과하게 높지 않아 기계식 주차장이나 낮은 천장 주차장에서 부담은 덜합니다. 다만 길이 4,730mm는 짧은 차가 아닙니다. 오래된 빌라 주차장이나 기둥 많은 상가 주차장에서는 뒤쪽 감각이 익숙해질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EV4를 고민한다면 시승 때 꼭 후진 주차를 해봐야 합니다. 직선 도로에서 조용하고 부드러운 건 요즘 전기차 대부분 잘합니다. 진짜 차이는 좁은 램프 내려갈 때, 마트 주차장에서 한 번에 꺾어 넣을 때, 옆 차가 바짝 붙어 있을 때 납니다. 후방 주차 충돌방지 보조나 측방 주차 거리 경고 같은 옵션이 들어가는 트림도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전기차는 충전 자리도 주차의 일부입니다. 집밥이 있으면 EV4는 꽤 편한 차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반대로 매번 외부 급속 충전에 의존해야 하면 아무리 주행거리가 길어도 피곤합니다. 특히 비 오는 날, 겨울밤, 명절 전날 충전소 줄 서 보면 스펙표에 없는 현실을 바로 알게 됩니다.

EV4 진짜 실패인가, 이렇게 판단하면 덜 흔들립니다

저라면 EV4를 실패작이라고 부르기 전에 세 가지를 먼저 보겠습니다. 첫째, 내가 세단형 전기차를 원하는지입니다. SUV 적재공간과 높은 시야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EV4는 처음부터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둘째, 보조금 적용 후 실구매가가 내 예산에 들어오는지입니다. 셋째, 충전 환경이 내 생활 반경 안에 있는지입니다.

디자인만 마음에 안 들면 시간이 지나도 계속 거슬릴 수 있습니다. 이건 무시하면 안 됩니다. 차는 매일 보는 물건이라 첫인상이 꽤 오래 갑니다. 다만 인터넷 반응이 안 좋다고 해서 내 생활에도 안 맞는 차라고 단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예전에도 출시 초반에 못생겼다, 애매하다 말 많던 차들이 막상 도로에 깔리고 나면 익숙해진 경우가 많았습니다.

EV4는 모두를 만족시키는 차라기보다, 전기차를 사고 싶지만 EV6나 EV9은 크고 비싸게 느껴지는 사람을 노린 차에 가깝습니다. 출퇴근이 많고, 충전 환경이 있고, 세단형 주행감을 좋아한다면 실패라는 말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반대로 충전이 불편하고 SUV 활용성을 기대한다면 굳이 EV4를 고집할 이유가 약합니다.

참고한 수치는 기아 공식 EV4 가격표와 기아 글로벌 뉴스룸 공개 자료를 기준으로 봤습니다. 차는 결국 내 주차장, 내 출퇴근길, 내 충전 습관에 들어와야 평가가 끝납니다. 저는 EV4를 실패냐 성공이냐로 딱 잘라 부르기보다, 전기차 생활 준비가 된 사람에게는 꽤 현실적인 선택지로 보는 쪽입니다.

EV4 진짜 실패인가 판단하려면 이렇게 보면 됩니다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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