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진오일 점도 0w 5w 차이 헷갈릴 때 고르는 방법

얼마 전 엔진오일을 갈러 갔다가 0W-20과 5W-30 중 뭘 넣을지 묻는 말을 들었습니다. 저도 예전엔 숫자가 큰 쪽이 엔진을 더 든든하게 지켜줄 것 같았어요. 그런데 이 두 제품은 앞 숫자뿐 아니라 뒤 숫자도 달라서, 0W와 5W의 차이만 비교하기엔 애초에 조건이 다릅니다. 오일 진열대 앞에서 헷갈렸던 경험이 있다면 이 부분부터 구분하면 편합니다.
0W와 5W는 추울 때 시동 거는 조건이 다르다
엔진오일 통에 적힌 W는 겨울을 뜻하는 Winter에서 왔습니다. 앞의 0W나 5W는 엔진이 차가울 때 오일이 얼마나 잘 움직이는지 판단하는 점도 등급이에요. 같은 뒤 숫자를 가진 0W-30과 5W-30을 비교하면, 0W 쪽이 더 낮은 온도에서 시동성과 오일 공급에 관한 시험 기준을 충족합니다.
그렇다고 5W는 겨울에 쓰면 안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저도 처음엔 ‘0W는 영하 0도, 5W는 영상 5도용인가?’ 싶었는데, 그 숫자는 사용 가능한 기온을 그대로 적은 게 아니더라고요. 평소 지하주차장에 세우는 차와 한겨울 야외에 오래 세워 두는 차는 시동을 거는 환경부터 다릅니다. 다만 우리 차에 어느 점도가 허용되는지는 기온만 보고 결정할 일이 아닙니다.
뒤의 20과 30도 꼭 같이 봐야 한다
0W-20과 5W-20은 앞의 겨울 점도 등급이 다르고, 뒤의 20은 같습니다. 반면 0W-20과 5W-30은 냉간 조건에 더해 엔진이 뜨거워졌을 때의 점도 등급까지 달라요. 그래서 ‘0W가 좋다더라’는 말만 듣고 5W-30을 쓰던 차에 0W-20을 넣으면, 단순히 겨울용으로 바꾸는 셈이 아닙니다.
여기서 또 하나 헷갈리는 게 같은 30이면 뜨거울 때 완전히 똑같은 오일이냐는 겁니다. 둘 다 30 등급 기준에 들어간다는 뜻이지, 브랜드와 제품이 달라도 실제 점도가 한 치의 차이 없이 같다는 뜻은 아니에요. 첨가제와 성능 규격도 따로 봐야 합니다. 오일값을 비교할 때도 0W-30과 5W-30처럼 뒤 숫자를 맞춰 놓고 보는 게 이야기가 쉬워집니다.
고를 때는 차 설명서부터 펼치는 게 빠르다
제가 오일 교환할 때 먼저 보는 건 운전석 문짝의 스티커보다 차량 사용설명서의 엔진오일 항목입니다. 같은 차종이라도 엔진과 연식에 따라 권장 점도나 요구 성능 규격이 다를 수 있거든요. 설명서에서 내 차의 엔진형식을 확인하고, 허용된 점도와 성능 규격을 함께 봅니다. 정비소에 맡길 때도 ‘제 차 설명서에는 이 규격이 적혀 있는데, 넣을 제품 통을 볼 수 있을까요?’라고 물으면 확인이 한결 수월합니다.
- 권장 점도가 0W-20이라면 5W-30으로 임의 변경하지 않습니다. 앞뒤 숫자가 모두 달라집니다.
- 0W-30과 5W-30이 모두 허용된다면 주차 환경과 겨울철 시동 조건을 고려해 고릅니다.
- 점도가 맞아도 설명서에 적힌 성능 규격과 제품 용기 표기를 함께 대조합니다.
- 디젤차라면 배출가스 후처리장치에 맞는 오일 규격이 따로 요구되는지도 확인합니다.
설명서에 한 가지 점도만 적혀 있거나 선택 조건이 따로 붙어 있다면 그 내용을 우선하는 게 마음 편합니다. 오일 통 앞면의 큼직한 ‘0W’보다 설명서의 작은 글씨가 내 차에는 더 중요하다는 걸, 저는 몇 번의 교환 끝에야 알았습니다.
짧은 거리만 타는 차라면 교환 주기도 챙긴다
저는 집에서 마트까지 몇 분 운전하고 다시 세워 두는 날이 많습니다. 그런 날엔 오일이 충분히 뜨거워지기도 전에 시동을 끄죠. 이럴 때는 0W냐 5W냐를 따지는 것과 별개로, 차량 설명서에 적힌 짧은 거리 반복 주행 등의 가혹 조건과 교환 주기를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오일이 비싸거나 점도 숫자가 마음에 든다고 교환 시기를 마음대로 늘릴 수는 없으니까요.
교환 후 남은 오일 통이나 정비 명세서에 적힌 제품명을 사진으로 남겨 두는 습관도 꽤 쓸모 있습니다. 다음번 정비 때 앞 숫자만 기억하고 뒤 숫자를 까먹는 일이 줄어들거든요. 엔진오일은 광고 문구보다 내 차 설명서에 맞는 제품을 꾸준히 넣는 쪽이, 운전하는 사람 입장에선 훨씬 덜 헷갈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