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썬팅 농도 고를 때 유리부터 확인하는 방법

얼마 전 지인이 새 차 썬팅을 한다며 “앞은 70, 옆은 40이면 법에 맞는 거지?” 하고 물었다. 저도 예전엔 필름에 적힌 숫자만 보면 되는 줄 알았다. 그런데 시공점에서 설명을 듣고 보니 이미 색이 들어간 차 유리 위에 필름을 붙이는 거라, 완성된 창의 밝기는 그 숫자보다 낮아질 수 있었다. 주차장 출구에서 사람을 늦게 발견하고 식은땀을 흘린 뒤로는 차 썬팅 농도를 꽤 꼼꼼히 보는 편이다.
필름 숫자와 완성된 창의 숫자는 다르다
썬팅 농도라고 부르는 숫자는 보통 가시광선 투과율이다. 70%는 빛을 70% 통과시키고, 35%는 35% 통과시킨다는 뜻이다. 숫자가 낮을수록 밖에서 차 안이 덜 보이지만, 운전석에서도 바깥이 어두워진다.
여기서 헷갈리는 게 유리 자체의 투과율이다. 예를 들어 유리가 80%, 필름이 80%라면 단순 계산으로 완성된 창은 약 64%가 된다. 반대로 유리 85%에 필름 85%를 붙이면 약 72%다. 실제 값은 유리와 필름의 특성, 측정 조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 이 계산은 후보를 걸러보는 용도로만 쓰는 게 좋다. 시공이 끝난 창을 측정기로 재는 게 가장 확실하다.
앞유리 70%, 운전석 양옆 40%를 먼저 확인한다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실린 도로교통법 시행령 기준으로, 운행하는 차의 앞면 창유리는 가시광선 투과율 70% 이상, 운전석 좌우 옆면 창유리는 40% 이상이어야 한다. 기준은 필름 포장에 인쇄된 수치가 아니라 필름을 붙인 뒤 창 전체에서 나오는 값으로 생각해야 한다.
그래서 앞유리에 ‘70% 필름’을 붙이면 법 기준도 70%가 되겠지 하고 넘기면 곤란하다. 원래 유리가 빛을 일부 막기 때문이다. 옆유리도 마찬가지다. 유리 75%에 필름 50%를 붙인다고 가정하면 단순 계산값은 37.5%다. 필름은 50%여도 완성된 창은 운전석 옆면 기준인 40%에 못 미칠 수 있다.
시공 상담 때 저는 필름 이름보다 먼저 세 가지를 묻는다.
- 시공 전 앞유리와 운전석 양옆 유리의 투과율을 측정할 수 있는지
- 선택한 필름을 붙인 뒤 예상 수치가 기준을 넘는지
- 시공 후 완성된 창도 측정해 주는지
이미 썬팅된 중고차라면 이전 차주가 어떤 필름을 붙였는지 모를 때가 많다. 눈으로 밝아 보여도 수치를 단정하기 어려워서, 저는 그런 차일수록 측정부터 하는 쪽이 마음 편하다.
밤 주차장에서는 숫자 차이가 더 크게 느껴진다
낮에는 짙은 필름도 그럭저럭 보인다. 문제는 비 오는 밤, 조명이 듬성듬성한 주차장, 가로등 없는 골목이다. 한 번은 지하주차장에서 후진하다가 어두운 옆창 너머로 지나가는 사람을 늦게 봤다. 속도가 느려 멈췄지만, 그때부터 제 차는 옆창의 사생활 보호보다 시야를 우선하게 됐다.
특히 운전석 옆창은 좌회전할 때 보행자를 확인하고, 출차할 때 옆에서 오는 차를 보는 창이다. 법 기준에 가까운 수치를 고르더라도 평소 야간 운전이 많다면 더 밝은 쪽이 편할 수 있다. 가족마다 체감도 다르다. 시공점에 샘플이 있으면 실내에서만 들여다보지 말고, 차 안에 앉아 그늘진 곳과 밝은 곳을 번갈아 보는 게 낫다. 가능하다면 비슷한 농도로 시공된 차를 저녁에 확인하면 선택이 쉬워진다.
열 차단율보다 내 운전 환경을 같이 본다
썬팅을 고를 때 열 차단 수치도 눈길이 간다. 다만 가시광선 투과율과 자외선·적외선 차단 성능은 서로 다른 항목이다. 더 어두운 필름이 무조건 더 시원하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 제품 설명에서는 어떤 시험 조건의 수치인지 확인하고, 실제 차에서는 앞유리 시야와 운전석 양옆의 밝기를 먼저 살핀다.
뒷좌석은 아이가 타는지, 햇빛이 어느 방향에서 많이 들어오는지에 따라 원하는 밝기가 달라진다. 뒷유리는 룸미러로 뒤를 볼 때 시야가 답답하지 않은지도 봐야 한다. 어린이운송용 승합자동차처럼 별도 안전기준이 적용되는 차도 있으니, 일반 승용차에서 들은 농도 조합을 그대로 옮기지는 않는 게 좋다.
제가 다시 시공한다면 먼저 차 유리의 현재 수치를 재고, 앞유리와 운전석 양옆은 기준에서 여유가 남는 필름을 고르겠다. 그다음 밤에 자주 다니는 주차장과 골목을 떠올려 볼 거다. 차 안이 조금 더 보이더라도, 비 오는 저녁에 사람을 한 박자 빨리 알아보는 편이 제게는 훨씬 편하다.
